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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글쓰기를 시작하다

글쓰기의 시작인가 나의 온라인 감정 쓰레기통인가

요즘 종이나 휴대전화 메모장,

 

차원을 가리지 않고 활자를 남길 수만 있다면 어떤 공간이든 생각나는대로 모조리 적고 있다.

 

팔과 손목이 아프고, 잠을 못 자 피곤하고 힘도 들고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면서

 

직업도 아닌 글쓰기를 계속 하고 있다.

 

생각의 파편들을 모아보겠다고 SNS계정도 여러 개 만들었다가 유령계정이 되었다.

 

'새것 새마음'이라고 공책, 볼펜 모두 새 것으로 글을 적듯

 

블로그 저 블로그 목록도 다시 만들고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글쓰기를 하면서도 좀처럼 정리가 안 되는 걸 보니,

 

어쩐지 생각이 아니라 감정이 흩어지고 있는 것 같고 나의 마음 어딘가가 불안정한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 어떤 일을 하다가도 결국 글쓰기를 해야지 마음이 편안해 진다.

 

참 희안한 일이다.

 

나는 글쓰기에 소질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다.

 

전문적인 지식을 객관적인 글로 써보자니 나는 배움도 짧고, 경험도 부족해서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쓰여진 내 글이 다른사람에게는 어떻게 읽힐지 궁금한 한편,

 

창피한 마음에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가끔은 뭘 말 하려고 글을 쓰고 있는지 길을 잃을때도 많다.

 

글 재주도 없고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도 딱히 없다.

 

마음먹고 자리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쓸때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글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 나도 스스로에게 왜 이렇게까지 글을 쓰는지 자문하게 된다.

 

글을 읽는 것이 나를 기분 좋게 해주고 그런것들이 쌓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적게 되는 건인가?

 

글을 쓰는 것과 별개로 독서량은 현저히 낮다.

 

성인이 된 지금,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조차 부채감으로 느끼며 피로를 한 껏 가중시키고 있다.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로 형태가 변한다.

 

독서를 실천 하지 않고 책을 그저 '수집'하고 있는 실정이고,

 

주변에 손 닿는 곳 여기저기 미래의 나에게 부탁하 듯 '언젠간 읽겠지' 하고 널부러뜨려 놓는다.

 

읽는 것은 그러한데 쓰는것에는 비교적 마음의 이물감이 없다.

 

요즘 글을 쓰다, 최근에 느낀점이 하나가 있다.

 

글쓰기를 주저하고 망설이고, 그러다 써낸 내 글이 자신없는 것 은,

 

아니 글쓰기 조차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 은,

 

나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내 글로 인해 상처 받으면 안 된다는,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완벽주의적 성향 탓이 크다.

 

거기에 더해서 평소에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마치 고소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번지점프를 시도하는 것과 비슷한 두려움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내 글이, 글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의 찌꺼기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개인적인 일기장이 아닌 다양한 SNS에 굳이 그런 걱정을 껴안고 글을 썼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누군가는 관심받고 공감받고 사랑받고 또는 상업적인 홍보이거나 여러가지 이유가 목적이어서 그럴 것이다.

 

내겐 공개 된 공간에 글을 쓰는 이유가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

 

나는 선생님이 필요했다.

 

인생에 불행과 상처는 대부분 나와 가까운 사람으로 부터 생겼었다.

 

언제나 그랫던 것은 아니지만, 생각치 못한 행복과 위로는

 

나와 전혀 일면식 없는 사람으로부터 받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잘 지내다가도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 지 길을 잃을 때,

 

꿋꿋히 내 길을 똑바로 걷기 위해 다시금 나를 다잡아야 하는데,

 

나는 그게 혼자서는 참 힘든 사림인 것 같다.

 

유명인사들의 멋진 강연도 좋았지만, 내겐 평범한 사람들의 동기부여 영상이나 글이 더 좋았다.

 

보통의 사람들로부터 보통의 삶 속에 지혜를 배우고 싶었다.

 

이건 비유가 좀 들뜨는 기분이지만,

 

어딜가든지 항상 은둔고수, 재야의 고수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보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 을 경험한 선생님들이 주위에 정말 널려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보통의 세상이 어떤것인지 나는 알고 싶었다.

 

내가 내 세상을 개척한 일이 아직 없기 때문이거나, 어떤 형태로든 튀고 싶지가 않았다.

 

이것은 내 마음 저변에, 미움 또는 조롱, 비난등을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타인의 조건 없는 겸손한 가르침을 듣게 될 때나,

 

여러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익명의 사람에게 응원을 받을 때면,

 

오히려 진심은 더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말의 힘을 경험하게 된다.

 

그럴때 나는, 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배움의 방이 채워짐을 느낄 수가 있다.

 

두번째.

 

이건 내가 소설을 써보고 싶은 동기이기도 한데,

 

고향집에 내려가 어릴 때 내가 쓰던 방에서 잠들기 전, 가만히 방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 나눈 편지상자가 눈에띄어 먼지를 털어내고, 뽑기처럼 아무거나 집어 읽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그랫는지 기억이 안 날만큼 그 편지들을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몰랐었다.

 

편지를 그만 읽고 상자를 덮을 때, 그건 나에게 더이상 종이 편지가 들어 있는 상자가 아니라, 

 

순수함으로 가득찬 빛나는 마음들이 담겨있는 보물상자였다.

 

초등학생때부터 한 20대초반까지 받았던 편지들이 들어있었다.

 

이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이렇게 순수 했고 사랑받고 있는 줄.

 

거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가 타지역에 사는 친구의 편지였다.

 

같은 H.O.T 팬으로서 팬팔을 주고받던 친구였고, 

 

초등학생 때 나는 키가 많이 작았는데, 그 친구에게 그걸 고백했었던 모양이다.

 

답장으로 "너 왜그렇게 키가 작아? 너 진짜 귀엽겠다. 우리집에서 놀다가 자고가면 안돼?"

 

라고 적혀있는것이 아닌가.

 

그 한줄을 읽었을 때 나는 얼굴의 모든 근육이 펴지는 기분이었다.

 

언제 느껴봤었는지, 이런 기분이 처음인건지 모르겠지만 최고의 기분이었다.

 

나에게도 이런 어린시절이 있었고 나를 귀엽게 봐준 마음씨 예쁜 친구도 있었다니.

 

그 편지상자는 왠지 아껴 읽고 싶은 마음에 상자안에 편지를 다 읽지 않았다.

 

그날 자기전에 다 읽을 수도 없는 양이기도 했다.

 

상자를 덮고 생각했다.

 

나는 이렇게 글로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어릴때부터 좋아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언제나 글이 쓰고 싶었고,

 

그 글의 형태가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들로 구성 된 소설이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

 

공개된 SNS공간에 글을 쓰면 소통도 할 수 있고 답장도 받을 수 있으니 내겐 최고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은 했는데 생각보다 선생님도 만나기 힘들었고 소통하거나 답장 받는 일은 어려웠다.

 

나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약한 사람이기에 항상 마음 둘 곳 기댈 곳을 찾아 나서는 기질이 있다.

 

아마 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 다 정말로 나약한 존재다.

 

항상 사람 또는 종교나 취미 같은 그 무엇들에 기대고 의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나는 글을 쓰기로 선택한 것이다.

 

사람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이 온라인 세상에서

 

조금은 힘들이지 않으면서 인간의 삶과 애정을 배우고 느끼고 싶다.

 

쉽게 쉽게 살고 싶다는 말이 아니다.

 

너무 생각이 많은 나라서 마치 상대의 이름만 알고 소개팅하던 때가 가장 좋았던 것 처럼

 

안해도 될 수많은 생각은 모두 다 덜어내고 소통하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는 뜻이다.

 

상처는 받고 싶지도 주고싶지도 않다.

 

그저 친절한 가르침과 따뜻한 인류애만을 느끼고 싶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가장 최고점에 있는 나의 목표는 그러하다.

 

그래서 내 글쓰기는 분명히 감정과 생각에 찌꺼지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안되게 하려면 당연히 글의 질이 좋아야 하겠다.

 

일단 이미 완벽한 상태의 처음은 존재하지 않으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많이 보고 듣고 읽고 써봐야겠다.

 

지금도 날이 새도록 어깨통증과 잠을 이겨가면서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다 글을 갈무리 한다.